함께 나눌 때, 응원의 목소리는 더 크게 울려!
손미나의 감독 데뷔작 다큐멘터리 《엘 카미노》는 80일 간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을 담백하게 담아냈다. 남프랑스 생장 피에드포르 마을에서 시작해, 나폴레옹길이라 불리는 광활한 피레네산맥을 넘은 후, 스페인의 나바라, 리오하, 카스티야 이 레온, 갈리시아 네 개 주를 가로질러,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의 여정에서 마주한 대자연과 인연을 영상으로 그려냈다. 순례자 여권을 받는 설렘의 순간, 험난한 대지를 넘어서는 극복의 순간, 아들을 잃은 아버지를 만나 포옹하는 위로의 순간, 양과 소, 비와 바람을 느끼는 자연의 순간… 이 모든 순간은 손미나 자신의 소리를 듣는 마음의 순간을 위한 선물이자, 응원이었다. 카스트로헤리스를 향하는 길목에서 만난 산 안톤 수도원에서는 과거 순례자들을 위해 머물 곳과 음식을 내어주던 신부와 수녀의 숭고한 마음을 엿보고, 여정의 끝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점 갈리시아에 도달했을 때 느낀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큰 울림이다. 손미나는 순례길에서 만난 귀한 마음을 지치고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전해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힘든 시기일수록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마음을 열어 지혜를 모아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하여 우리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했죠. 산타아고에 가서 받은 위로와 응원을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엘 카미노》를 보고 감동을 하고 눈물을 흘리는 분들의 모습을 보니 제가 더 큰 보람과 위로를 느끼고 있더라고요. 그 순간들이야말로 정말 제게 의미가 있었죠. 저마다 《엘 카미노》를 받아들이는 감정들은 다르지만, 한 분, 한 분의 감정들이 소중했어요. 앞으로도 더 많은 분이 《엘 카미노》를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손미나 작가가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는 딸에게 편지로 따뜻한 충고와 애정을 아끼지 않았고, 열렬한 첫 독자가 되어 작가로서의 성장을 응원했다. 그는 그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알기 때문에 좋은 경험을 혼자만의 추억으로만 간직하지 않고, 사람들과 공유해 왔다. 그래서 이번 순례길 여정을 책과 영상을 통해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다. 조진민 책임연구원도 손미나의 경험을 통해 받은 감명을 자녀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소망이다.
“작가님의 아버지께서 작가님을 끌어주신 이야기는 큰 영감이 되었어요. 저도 훗날, 작가님의 아버지처럼 자녀를 응원하며, 자녀와 동행하는 훌륭한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모가 되겠다고 결심했죠.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해지는 응원이 가진 힘을 알기 때문이죠.”
응원이 가진 변하지 않는 가치는 함께 나눌 때, 응원의 목소리는 더 크게 울리고 우리의 성장 나침반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