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28년, 원팀으로 한길을 달려온
밴드 크라잉넛! 크라잉넛에게 듣는 일체감
열혈 사춘기 때부터 우당탕 중년이 된 지금까지 28년간 록을 부르짖으며 신명 나게 질주한 밴드 크라잉넛. 록이라는 꿈을 향해 멤버들과 부대끼며 디스토션 걸어 헤드뱅잉을 해온 그들과 찐팬 도장재료센터 박태준 선임연구원이 만나, 일체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자가 어긋나도 그들은 씩 웃으며 연주하고 노래할 뿐이었다.
홍보팀 사진 이민희
좌측부터 한경록, 이상혁, 박태준 선임연구원, 박윤식, 김인수, 이상면
음악이라는 하나 된 꿈과 재미!
홍대 크라잉넛 합주실에 들어서자 크라잉넛의 아우라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전국 클럽을 떠돌며 무대를 휘저은 세월의 흔적이 짙게 밴 크라잉넛의 기타, 베이스, 드럼, 아코디언과 앰프들이 한국 인디록의 뚝심처럼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었다. ‘말달리자’, ‘서커스매직유랑단’ 등 크라잉넛의 명곡들이 연주되고 탄생한 공간 속에서 좋아하는 밴드와 함께 있다는 것은 박태준 선임연구원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평소 크라잉넛의 팬이었다는 박태준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때문에 오랫동안 오프라인에서 공연을 못하다 무대에서 자유롭게 공연한 그들의 기분이 어떤지 궁금했다. 보컬 박윤식이 우리에서 나온 야생 호랑이처럼 호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공연하지 못했던 시간 동안 담금질을 했다고 해야 할까요? 이제 무대 위에서 담금질 된 기타로 세상을 다 뚫어버려야죠! 다시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어 굉장히 행복합니다.”
올해로 데뷔 28주년을 맞은 크라잉넛은 멤버 변화 없이 록이라는 꿈을 품고 8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하며 전력 질주해 왔다. 원팀으로 지금까지 해올 수 있던 이유로 기타리스트 이상면은 ‘가족과 같은 존재’를 꼽았다. 어려움이 있을 때는 가족처럼 하나가 되어 함께 이겨내는 것이다. 드러머 이상혁은 음악적 견해 차이로 인한 충돌을 좋은 음악을 만드는 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서 불화가 지속할 틈이 없다고 했다. 좋은 음악을 만들겠다는 공통된 뚜렷한 목적이 그들을 하나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러 성향의 다섯 멤버가 가진 생각들을 조금씩 걷어내거나 더하는 해체와 화합을 거쳐 크라잉넛만의 음악을 완성한다는 김인수의 말처럼 말이다. 베이시스트 한경록은 ‘밸런스’를 강조했다.
“크라잉넛에는 메시나 호나우두 같은 스타플레이어가 없어요. 모든 멤버가 균형감 있게 연주를 하죠. 한 선수만 골을 넣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재미가 없으면 오래 음악을 할 수가 없고요. 여러 색깔이 조화를 이루며 바다를 항해하는 느낌으로 연주하는 것이 단합의 비결이죠. 누가 조금 더 음을 높인다거나 빨라지면 멤버들이 알아서 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게 맞추어가는 것도 중요하죠. 크라잉넛만의 오묘한 조화죠.”
박태준 선임연구원의 심장이 빨라진다. 주옥같은 크라잉넛의 말들이 그의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진다.
About
CRYING NUT
1993년 고교동창 4명(박윤식, 이상면, 한경록, 이상혁)이 결성한 밴드 크라잉넛은 1995년 홍대 라이브클럽 드럭에서 첫 공연을 시작했고, 한국 최초의 인디 앨범 Our Nation vol.1에 참여했다. 1998년 첫 정규앨범 크라잉넛을 발매하고 히트곡 ‘말달리자’를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28년 동안 정규앨범 8장을 발표했으며, 1999년 아코디언 연주자 김인수 합류 이후, 멤버 변화 없이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Discography
1집 <CRYING NUT>(1998)
2집 <서커스 매직 유랑단>(1999)
3집 <하수연가(下水戀歌)>(2001)
4집 <고물 라디오>(2002)
5집 <OK 목장의 젖소>(2006)
6집 <불편한 파티>(2009)
7집 <FLAMING NUTS>(2013)
8집 <REMODELING>(2018)
Awards
2022년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한경록)
2019년 제28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밴드 부문 상
함께 꿈을 이루는 일, 만화 같은 일!
동료들과 꿈을 함께 이루어나가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박태준 선임연구원이 “정말 만화 같은 일이 아닌가요?”라며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지자 박윤식이 손사래를 친다.
“음악적 이견으로 다투면, 초등학교 때 서운했던 일까지 이야기해요.(웃음) 뭐, 탄소 결합이죠. 흑연이 될 수도 있고, 다이아몬드가 될 수도 있죠. 이 친구들이 있어 어렸을 때 생각지도 못했던 해외공연을 하고 있으니 정말 좋습니다.”
크라잉넛은 매년 당연한 듯 함께해오는 느낌으로 인해 서로에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지만, 동료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하였다. 김인수는 “잊을 만하면, 옆에 계속 있어 주는 멤버들에게 감사하죠”라며 고개를 끄덕였고, 한경록은 “100세 시대잖아요? 음악이라는 놀이를 친구들과 즐길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너무 어른스러우면 재미없거든요. 그래서 개구쟁이 친구들이 더욱 고맙죠”라며 씩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오던 때, 그들에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이상면은 코로나19로 인해 무대에 설 수 없었던 지난 3년이 가장 큰 슬럼프였다고 말했다.
“정기적으로 공연을 해왔는데, 무대에 설 수 없으니 수익도 사라졌죠. 그때, 크라잉넛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어요. 온라인 라이브 공연을 통해 공연을 찾지 못했던 국내외 팬들이 접속해서 응원을 보내주어서 힘이 났죠.”
음악을 만드는 매 순간도 창작의 어려움으로 인해 슬럼프의 연속이지만, 사람들과 함께 소통과 공감할 수 없었던 때가 가장 힘들었다는 크라잉넛은 무대와 노래가 그리운 이들을 위한 축제를 준비했다. 바로 ‘경록절’이다.
크라잉넛이 추천하는 화합을 위한 노래 ‘비둘기’, ‘소달리자’, ‘마시자’, ‘Give Me the Money’
우리는 같은 별에서 사는 똑같은 사람들!
2007년 2월 11일, 한경록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동료 밴드들이 함께 공연하면서 시작된 경록절은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져 홍대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3년 동안 대면공연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다 방역 완화로 인해 올해 다시, 열린 것이다. 일명 ‘2023 경록절 마포르네상스’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음악 하는 동료들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다 버텨냈다는 느낌이에요. 이것이 르네상스 같다고 생각했어요. 흑사병이 발병한 이후, 유럽의 문화가 융성해진 것처럼 우리나라 인디문화도 그럴 것이라는 느낌이었어요. 우리 스스로가 함께 만들어간 희망의 페스티벌이었죠.”
경록절은 최백호, 김창완, 김수철 선배 음악인부터 노브레인 동료 음악인과 잔나비, 멜로망스 등 후배 음악인이 참여했다. 또한 화가와 작가도 함께해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줄 수 있게 힘을 실어주었다. 온 장르와 온 세대를 하나로 묶는 일체감 축제였다.
“융합이죠. 힙합, 국악, 록, 디제잉 등 온 장르가 하나였죠. 남녀갈등, 세대갈등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우리는 음악 안에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하나가 된 거죠. ‘우리는 지구라는 별에서 사는 똑같은 사람들이야!’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었죠. 경록절이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후원을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페스티벌이었기 때문이죠. 정말 모두 감사합니다.”
김인수가 경록절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이유를 하나 더 덧붙였다. 무대에서 연주하는 본인이 재미가 없으면, 공연을 보는 사람들도 재미없다면서, 밴드 스스로가 무대를 재미있게 즐기려 노력하는 것도 중요한다고 전했다.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과 더 즐거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나 자신도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KTR 직원들, 자부심을 느끼면 일과 삶이 재미있을 것!
박태준 선임연구원이 KTR 직원들을 위한 단합과 롱런의 팁을 듣고 싶다고 하자, 박윤식은 서로의 장단점을 알아가면서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단합의 팁이라고 전했다. 이상면은 연구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롱런을 위한 중요한 마음가짐이라고 귀띔했고, 이상혁은 재미를 강조했다. 박태준 선임연구원은 자신 또한 연구원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일에 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크라잉넛은 KTR 직원들에게 싫어하는 일도 구석구석 잘 찾아보면, 자신의 마음을 끄는 점이 반드시 있다면서, 힘들 때 그런 점들을 찾기 위해 노력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봄이잖아요? 옷이 가벼워진 것처럼 마음도 가벼워지면 좋겠습니다. 또한 새롭게 신선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서 창의적으로 연구에 매진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KTR 단합이요? 크라잉넛 공연을 보시면 절로 이루어집니다. 축제 때 불러주세요!”
크라잉넛으로부터 일체감의 가치를 배운 박태준 선임연구원은 KTR 직원들을 향해 파이팅을 외쳤다.
“우리도 크라잉넛처럼 동료들과 재밌고 사이좋게 지내요! 그래야 오래오래 함께 일할 수 있겠죠? KTR 직원 여러분! 힘든 일이 있으면 같이 나누고, 함께 이야기하며, 함께 이겨나갔으면 좋겠습니다.”
KTR의 뜨거운 함성이 크라잉넛의 ‘말달리자’와 함께 온 세상에 울려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