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겸손으로 우리는 하나가 된다
인도 북동쪽, 네팔과 중국(티베트) 국경에 솟아 있는 에베레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 8848m에 달한다. 매우 가파르고 기후가 혹독하여 이 산을 등정하기 위해서는 도전정신, 인내심, 팀워크가 필요하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것을 성취하는 데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이 도전이 가치 있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다는 것이다. KTR 연구원 다섯 명이 엄홍길 대장을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엄홍길 대장에게서 도전 에너지를 얻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연구원 모두가 들떠있다. 지원총괄센터(용인) 김태곤 연구원이 첫 질문을 던졌다. 동료들과 함께 산을 오르고 내려가는 것이 주는 의미를 듣고 싶었다.
“등정이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도전을 이루기 위해 팀을 조직해요. 그런데 서로 살아온 과정이 다르거든요. 서로 다른 여러 인격체가 팀을 이룬 것이잖아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면 하나의 목표를 이루는 일에 문제가 생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죠. 산을 오르는 것은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것이니까요. 눈빛만 봐도 마음을 알아야 하죠. 형제, 가족 간의 믿음 그 이상이죠. 모든 순간이 생사를 넘나드는 중요한 순간이니까요.”
산악대장의 책임은 막중하다. 대원들의 눈빛만 봐도 의지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정상에 오를 의지가 있는지, 도전을 향한 마음이 꺾이지는 않았는지 대원들의 심중을 읽는 것이다. 대원들의 마음 하나하나는 도전하는 과정에 좋든 나쁘든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들의 마음을 알고 있어야 대장은 문제를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다. 대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것이 제일 중요한 임무라면 둘째는 자연 앞에 겸허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거스를 수가 없습니다. 기상 조건을 잘 판단하고, 잘 적응하는 것밖에요. 우리가 자연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산에 오를 수 있고 사고 없이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죠.”
이처럼 히말라야는 산을 오를 때나 사람을 대할 때, 언제 어디서든 매사에 겸손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삶의 태도를 가르쳐 준다. 그때, 히말라야는 우리를 선택하고 받아들인다.
“이 세상에 길이 없는 곳은 없다. 지금 이곳이 길이 아니고, 길이 막혔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길이 없다. 길을 가다가 높은 암벽을 만나도 오르면 그것이 길이고, 끊어진 낭떠러지가 나오더라도 로프를 타고 내려가면 길이 되는 것이다. 길의 진정한 의미는 있는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없는 길을 개척하는 것이다. 걷지 않는 길에 도전하는 것이다.”
- 《꿈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라》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