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인문학
반려견은 어떻게 감사를 표현할까? 반려견의 행동으로 보는 감사 표현
반려견은 다양한 방식으로 감사를 표현한다. 반려견의 행동을 잘 관찰하고 이해한다면 반려견이 우리에게 고마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반려견은 어떻게 감사를 표현하며,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위하며 공생해야 할지 알아보자.
권기진 반려견 행동기반트레이너(《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 저자)
개를 기르는 사람들은 반려견 없이 살 수 없다고 말합니다. 반려견도 마찬가지로 사람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꼭 필요해서 만난 사이는 아니지만, 떨어져 살 수 없는 사이가 된 이 둘의 관계는 ‘희로애락’을 공유하는 가족으로 맺어졌습니다.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은 반려견이 잠자는 모습만 보고 있어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말합니다. 세상 사람들에게서는 느껴 볼 수 없는 순수하고 오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처음으로 인사 해주는 존재, 식사 시간을 외롭지 않게 해주는 존재, 산책 동무가 되어주는 존재, 풍경 좋은 카페에서 커피 향을 더 짙게 해주는 존재가 되어 우리 곁에 머물러 주니 이보다 감사한 일이 또 있을까요? 감사는 일방적인 감정으로 끝나는 일이 없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다면, 아무리 매정한 사람일지라도 그 마음을 느낄 수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반려견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있다면, 반려견도 그 마음을 느낄 수 있기 마련입니다. 여러분이 반려견에게 감사를 느낄 수 있는 건, 반려견이 여러분에게 먼저 감사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언어를 배울 수는 없지만, 인간의 마음을 읽을 수는 있는 존재이므로,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분의 눈과 마음을 느끼고 감사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반려견의 온화한 눈빛은
당신을 향한 감사
아침에 눈을 뜰 때 반려견이 다가와 얼굴을 핥아 주었다면, 혼자가 아니게 해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는 겁니다. 본디 개들은 혼자 살아가는 걸 무엇보다 힘들어하고 쓸쓸함을 많이 느끼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피곤함에 지친 여러분이 소파나 거실 바닥에 쓰러져 잠들었을 때 가까이 다가와 함께 누워 준다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겁니다. 개들은 아주 많이 친밀한 관계가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밀착해 잠들지 않습니다. 엄마를 대신해 준 여러분과 따뜻함을 공유하고 싶어서 그렇게 합니다. 조용한 오후 창가에 누워 편안한 눈으로 여러분을 바라보고 있다면, 여러분이 반려견을 바라보면서 반려견과의 삶에 감사하는 것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표현입니다. 반려견은 사람만큼 감사함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지만, 그들의 경직되지 않은 온화한 눈빛은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함을 느낄 때 드러나는 표정입니다. 지치고 힘든 반려인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다가와 허리와 엉덩이로 지그시 밀어준다면 지친 반려인의 근심을 풀어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마음으로 교감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므로, 반려견은 감사한 사람에게 힘내라는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눈빛과 마음으로 반려견과 소통할 때
감사를 느낄 수 있어
반려견을 데리고 넓은 공원이나 개활지에서 자유롭게 걸을 때 수시로 다가와 인사하고 멀어지기를 반복한다면 자신의 본성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해줌에 감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이 그 곁에 함께 있다는 것에도 고마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 반려견과 이름을 불렀을 때 얼른 다가와 주는 반려견의 차이는 여러분과 함께하는 삶에서 느끼는 감사함의 차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잠들어 있는 가족에게 다가와 천천히 얼굴을 핥아 준다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에게 감사를 전하려는 겁니다. 장난스럽게 핥는 장난꾸러기들은 많지만, 부드럽고 온화하게 핥아 주는 행동을 통해 감사해하는 반려견들은 드물어서 감사의 핥음을 경험해 보려면 가끔은 말과 행동보다는 은은한 눈빛과 마음으로만 소통해 보아야 합니다. 가족이 현관을 들어설 때나 가족의 자동차가 집 근처에 다다랐을 때 반기고 있다면, 여러분이 떠나지 않고 다시 돌아와 줌을 감사해하는 것입니다. 반려견들은 가족이 무슨 이유로 온종일 집을 비우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혹여나 돌아오지 않는 건 아닐지 하는 걱정을 하고 있을 텐데, 그 걱정을 눈 녹듯 사라지게 해주는 가족의 귀가야말로 반려견에게 최대치의 감사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감사를 공유하기 위해선
반려견을 배려해야
이렇듯, 반려견들은 반려 가족 하나하나에 매일의 감사함을 전하고 있으며, 그 순수함을 통해 사람들은 건강해지고 더불어 감사함을 깨닫게 됩니다. 반려견과 나누는 감사함을 더 은은하고 가치 있게 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반려견들을 더 안정적으로 생활하도록 배려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지나치게 아기처럼 대하는 것을 줄이고 가족의 곁에서 조용히 쉬거나 잠잘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온종일 조급하게 움직이게 만들거나 휴식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은 감사함 본연의 의미를 퇴색시키므로, 조금 더 온화하고 차분하게 어루만져 주고 조금 더 여유 있는 말투로 의사를 전달하며 조금 더 반려견의 마음을 읽는 데 관심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반려인이 자기를 많이 사랑하고 깊이 감사해하고 있음을 더 잘 느끼게 됩니다.
TIP
겨울철 반려견 양육법

① 반려견들은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낮아진 온도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해 감기에 잘 걸리므로, 따뜻한 옷을 입히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더 좋은 감기 예방법은 산책하러 나가기 전 2~3분 정도 실내에서 장난감 물어오기나 가족을 따라 걷게 해주어 체온을 조금이나마 높여주고 경직된 신체를 이완시켜 주는 것이 좋습니다.

② 빙판길에서 미끄러지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미끄러운 바닥을 걷는 자체만으로도 뒷무릎 관절에 많은 무리가 갈 수 있어서 슬개골 탈구를 유발할 수 있으며, 달리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넘어진 위치를 위험한 곳으로 인식하게 되어 그 길로 다니는 것을 꺼리거나 두려워할 수 있습니다.

③ 추운 날씨에 자동차를 타고 이동할 경우, 창문을 열어두지 말아야 합니다. 반려견들은 자동차를 타면 불안정해져 얼굴을 창밖으로 내밀려고 하는데, 겨울철에는 단 몇 분만 얼굴을 내밀어도 찬바람에 의해 감기에 걸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