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속에서도 감사의 기적이 찾아온다
1987년 사세 서품을 받은 후 오블라띠 선교 수도회에 들어간 김하종 신부는 아시아 선교의 꿈을 갖고 1990년에 한국을 찾았다. 1992년 성남에서 사목을 시작하며 1993년 무료 급식소 ‘평화의 집’을 열었다. 이후 1998년 IMF 때 급증한 노숙인들을 위해 급식소 ‘안나의 집’을 설립했다. 음식 제공뿐만 아니라 그들을 위한 인문학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그 후, 그의 삶에는 감사가 넘쳐난다. 그는 ‘오늘 후원자님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은인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일이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봉사자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일어난 모든 일에 감사합니다’라고 매일 감사기도를 드리며 잠이 드는 감사한 삶을 체험하고 공유하며 감사와 나눔을 함께 전하고 있다. 그런 김하종 신부에게 어려움은 없었을까? 김영인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시절을 회상하며 질문을 던졌다.
“코로나19 때, 어려움이 많은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걱정을 하면서도 부끄럽게도 실질적인 행동은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많은 분들이 자원하여 봉사하러 오셨던 것을 알고 감동했습니다. 신부님,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김하종 신부는 코로나19 확진을 막기 위한 정부의 방역조치로 인하여 안나의 집 운영 중단 요청을 받았던 당시의 상황을 전해주었다.
“시 공무원들이 문을 닫으라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말했죠. ‘문을 닫을 수 없습니다’라고요. 이유는 안나의 집을 찾는 분 중 70%는 하루에 한 끼만 식사하는 사람들이에요. 코로나 때문에 식사를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자원봉사 당일, 코로나19가 두려워서 오지 못하겠다고 연락하신 분도 계셨어요. 저도 마음은 두려웠습니다. 두렵지 않기 때문에 안나의 집을 열었던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한 것입니다. 그때 많은 분들이 봉사에 힘써주셨습니다. 힘든 시기였지만 아름다운 때였죠. 그래서 바로 기적이었습니다.”
기적의 여정을 만들어 주신 봉사자와 후원자분들게 해도 해도 부족한 말이 “감사합니다”란 말입니다. 코로나 속에서 큰 믿음과 용기가 필요했던 상황이지만, 우리가 함께 걷는 나눔의 길 위에 피어난 꽃은 그래서 더욱 값지고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오늘 하루도 선물입니다》 책 속에서
김영인 수석연구원은 김하종 신부가 나눔을 실천하면서 인간적으로 느꼈을 어려움은 어떻게 이겨냈는지 궁금했다.
“그분들은 제게 가르쳐주시는 것이 매우 많습니다. 추운 겨울날, 봉사를 위해 한 노숙인 선생님을 만났어요. 그래서 춥지 않으시냐고 물었는데, 지금 이 순간에 먹을 것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답하셨어요. 바로 이 순간이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씀에 너무너무 놀랐습니다. 1년, 10년 그 후도 아니고 바로 이 순간이 있어서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 우리 삶이 아름다운 선물인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따뜻한 잠자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마음의 문을 열면 됩니다. 그러면 감사할 힘이 생겨납니다. 어려운 분들, 노숙인 분들 모두 저의 스승이십니다.”
김하종 신부는 어려움과 고통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려고 할 때, 큰 깨달음을 얻었다. 바로, “그럼에도 나는 살아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신이 우리에게 주신 감사의 선물이자 삶이었다. 그는 고백한다. 삶이 한순간에 부서질 수 있음을 깨닫고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고. 그러니 역경이 닥칠지라도 감사함으로 전진하자.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삶이 우리에게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