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의 ‘행복’을 결정짓는 건 인간관계와 업무의 만족도. 직장 내에서 사사건건 부딪치는 동료가 있다면, 일하면서도 공허함과 불안함을 느낀다면, 잘하기 위해서 과도하게 나를 몰아세운다면, 결코 ‘행복’해지기 쉽지 않습니다. 직장생활을 즐겁게 하기 위해 동료와 잘 지내고, 워라밸을 위한 자신만의 방식과 업무에 대한 규칙과 소신이 필요합니다.


Q1.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불안해요. 왜 계속 불안함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A. 불안’이란 말은 ‘행복’이란 말과 정면으로 대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안정적이지 않은’ 존재는 행복할 겨를이 없습니다.
하루하루가, 매 순간이 불안한 건 숨 쉬는 존재에게는 절대적인 숙명입니다. 숨 쉬면서 일을 하는,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직장인에게 그 숙명은 더 불안하게 다가올 테고요.
저도 하루하루가 순간순간이 불안합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불안’이라는 마음이 상시 작동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태생이 그렇다는 거죠.
왜 그럴까요? 사람의 감정이 처음 발달하게 된 동기는 ‘공포’였어요. 생존을 위해섭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원시 시대엔 맹수가 나타나면 곧바로 도망쳤습니다.
즉, ‘공포’라는 마음이 우선 도망치게 만들고, 그 도망이 생명을 이어가게 한 거죠. 이후엔 또 언제 어떻게 맹수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공포’의 마음을 미리 차곡차곡 쌓아 놓는데, 그 고착화된 걱정이 바로 ‘불안’입니다.
즉, ‘불안’은 ‘만성화된 공포’라고 할 수 있는 거죠. 돌이켜 생각해 보면 ‘불안’은 나에 대한 걱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상황이 닥쳤을 때 기민하게 대응할 힘을 줍니다.
불안은 걱정을 야기하고, 걱정은 긴장을 끌어들입니다. 긴장할 때 우리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을 방출합니다.
코티솔은 신체의 ‘싸우거나 도망가라’라고 명령합니다. 이 호르몬은 심장 박동수 증가, 혈압 상승 및 근육 긴장과 같은 신체적 변화를 일으킵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위험에 처했을 때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코티솔이 지속되면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고 인지 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어느 정도의 불안과 스트레스는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지나치거나 지속되면 스스로에게 해가 된다는 뜻이 됩니다.
지금 별다른 큰 불만이 없는 데에도 불안하다고 하셨죠? 혹시라도 어떤 불만이 생기거나 지금과 같이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이 올 것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하고 있는 겁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이 행복이 깨어지면 어쩌나 하고 불안함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달수는 최민식의 치아를 뽑으려 합니다. 비틀어 당긴 연장엔 이가 없는데, 이미 최민식은 치아가 빠진 사람처럼 혼비백산해 있죠. 이를 보고, 오달수가 말합니다.
“사람은 상상을 해서 비겁해지는 거래!”
‘불안’은 자신에 대한 걱정이지만, 너무 과한 상상은 금물입니다. ‘불안’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므로 어쩌면 불안을 느끼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20년이 넘는 직장생활에서 저를 지키고 버틸 힘을 만들어준 건 아이러니하게도 질문자님께서 언급하신 ‘불안’과 ‘걱정’이었음도 함께 고백합니다.

Q2.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차이로 인해 괴로울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직장인은 행복하지 못하다는 아주 강력한 ‘프레임’이 있습니다.
이 ‘프레임’을 만드는 많은 조건들이 있겠지만, 가장 강력한 건 역시나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의 괴리감일 겁니다.
여기에 부정적 피드백까지 받으면 우리의 ‘의욕’과 ‘(그나마 남아 있는) 열정’은 게 눈 감추듯 사라지게 됩니다.
다들, 마음속에 ‘더럽고, 치사해서 회사 때려치우고,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며 살 거야!’라는 문장 하나쯤은 품고 있지 않나요?
스타 강사 김미경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아세요? 강의하는 거예요, 강의. 그런데, 가장 하기 싫은 일이 뭔지 아세요? 바로 강의 준비하는 거예요, 강의 준비!”
저는 직장인이지만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다수의 책 출간을 했습니다.
책을 낸다는 건 가장 ‘하고 싶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출간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그것은 ‘해야 하는 일’로 돌변했습니다. 원고 마감 날짜가 다가오자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자, 이 두 가지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첫째,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한다.
둘째,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은 이분법적으로 나뉘지 않고 서로를 오간다.
더 나아가, ‘해야 하는 일’을 할 때 우리는 더 많이 성장한다는 걸 알아차려야 합니다. 나에게 익숙한 것, 내가 잘하는 것만 추구하면 우리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습니다.
직장에서의 일은 낯설고, 쉽지 않고, 마음 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를 통한 내 성장에 초점을 맞추면,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고 내 역량과 연관된 방향을 잡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해야 하는 일’을 통해 얻은 배움을 바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우리를 미리 생각해 본다면, 제가 드리는 말씀의 의미를 좀 더 잘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행복’을 어디 멀리서 찾을 때, 삶은 고단해집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행복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저는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행복도 능력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