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kg의 무게에 36.5℃의 온기를 더해
글. 홍보실우리는 연탄을 떠올리면 당연하게도 판자촌을 떠올리거나 연탄을 사용하는 집들끼리 모여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연탄을 사용하는 집은 의외로 겉으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가구이고, 동네 곳곳에 따로 떨어져 존재한다. 이제는 도시가스가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지만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는 오래전에 지어져 웃풍이 심해 도시가스로 난방을 떼기에는 너무 큰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연탄을 사용한다고 해도 그리 적은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라니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점점 더 추워지는 날씨에 힘들어지는 이웃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KTR 직원들이 연탄 나눔의 손길을 더했다. 날씨는 추웠지만 마음만큼은 훈훈했던 현장을 함께 확인해 보자.

(아랫줄) 좌측부터 배인형 연구원, 기현주 팀장
난방 취약계층을 위한 KTR의 온기 나눔
찬 바람이 불던 강동구의 한 동네에 KTR 직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1,000장의 연탄을 필요한 이웃에게 기부하기 위해서이다. 이날 모인 지역에 연탄의 도움이 필요한 가구는 총 4가구였다. 봉사 활동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연탄을 나르기 전 모두 모여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의 담당자분에게 연탄 봉사에 대한 간략한 안내와 연탄 나르는 방법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연탄의 무게는 사람의 체온 숫자와 같은 3.65kg으로 한 장의 가격은 840원이다. 한 가구에서 한 달에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개수는 200장에서 250장 정도로 한 달에 약 20만 원의 난방비가 필요한 셈이다.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 중에서는 물론 도시가스가 연결된 집들도 있지만 20만 원의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연탄을 사용하는 이유는 도시가스로 난방할 경우 오래된 집의 특성상 웃풍으로 인해 2~3배에 달하는 가스비가 청구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난방 취약계층이라고 하며, 오늘 KTR 직원들이 따스한 손길을 건넬 이들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연탄 사이의 빈틈 채우기
간략한 설명과 연탄을 옮길 시 주의 사항을 듣고 나서는 집결지 근처에 위치한 가구로 이동했다. 미리 업체 측에서 해당 가구와 가까운 곳에 필요한 만큼의 연탄을 놓아둔 상태이지만 계단을 올라 집 안 구석 비좁은 길을 지나 위치한 창고까지 200여 장의 연탄을 옮겨야 했다. 한 명당 2개씩의 연탄을 날라야 했고, 생각보다 묵직한 무게에 여기저기서 ‘헉’하는 소리와 함께 연탄을 나르기 시작했다. 연탄 나눔 소식을 듣고 미리 나와 계시던 세대주인 할머니께서는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해주시며 응원의 말씀을 해주셨다. 15명의 인원이었기 때문에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연탄 나르기는 의외로 무거운 무게와 긴 이동 동선, 낯선 작업으로 시간이 꽤 걸렸다. 창고가 안쪽에 있던 탓에 할머니께서는 현관과 가까운 곳에 연탄을 쌓아주길 부탁하셨고, 직원들은 연탄이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히 차곡차곡 쌓아갔다. 연탄을 쌓을 때 빈틈이 생기게 되면 빈틈 사이로 바람이 들어가게 되고, 그 때문에 연탄이 쉽게 흔들려 깨질 수 있다는 안내 사항을 들은 덕분인지 빈틈이 없도록 신경 써 쌓아 올렸고 깨트린 연탄 없이 안전하게 나눔을 완료했다. 연탄이 쌓여 있던 자리의 연탄 가루까지 깔끔하게 정리 후 건강히 지내시라는 덕담을 건네며 다음 집으로 이동했다.

봉사의 고단함을 녹인 이웃의 정
다음 집은 도보로 10~15분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한 직원은 “가까운 곳에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꽤 걸어가야 하네요”라고 말했다. 가스 난방 대신 연탄을 사용하는 이유를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못하는 곳에 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두 번째로 이동한 곳에는 두 가구가 비교적 근접해 있어 두 팀으로 나누어 연탄을 날랐다. 한 팀은 가파르고 높은 계단을 올라야 해서 힘들었고, 다른 한 팀은 불법 주차된 차로 인해 비좁은 창고 문이 더 비좁아져 몸을 수그리며 연탄을 날라야 했다.
두 팀 모두 힘들게 봉사를 마치고 다음 집으로 이동하기 위해 만난 순간 “아~ 저희 너무 힘들었어요”, “아니에요. 저희가 더 힘들었어요~”라며 서로의 고충을 이야기했지만 따뜻한 나눔을 행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역시 다음 집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15분가량 도보로 이동해야 했다. 이전까지는 해당 가구와 가깝게 연탄이 놓여 있어 이번에도 연탄이 놓인 곳과 가까운 집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마지막 가구는 연탄과 꽤 떨어진 곳이었다.
사랑의 연탄 봉사 담당자는 그 이유를 배송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탄을 주문하고 나면 트럭에 연탄을 싣고 와 차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면 집 앞까지 배송을 해주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사람이 직접 운반을 해야 해서 배송비가 추가로 들어가 연탄 비용 부담이 더 늘어나 마지막 가구처럼 안쪽에 있는 곳들은 연탄을 주문하기가 더 힘들다고 한다.
우리가 연탄 나눔을 하며 배송하는 이유는 이러한 배송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이유도 있고, 금액적인 부분 외에도 연탄을 배달하며 사람들과 마주하며 웃고 이야기를 나누어 이웃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이유도 덧붙여 설명했다.
연탄을 다 나르고 나자, 세대주인 할머님이 너무 고맙고, 고생했다며 믹스 커피를 타 KTR 직원들에게 나눔을 해주셨다. 박진명 책임연구원은 차가운 바람에 꽁꽁 얼어붙었던 몸이 할머님의 마음이 담긴 따뜻한 커피 한 잔에 녹아내리는 것 같다며 밝게 웃어보았다.
또, 성연교 책임연구원은 “일하고 먹는 믹스 커피는 역시 맛있네요”라며 커피를 받지 못한 주변 동료들에게 커피를 나누어 주었다.
볼을 빨갛게, 마음은 따뜻하게
연탄을 모두 나눈 KTR 직원들은 추운 날씨 때문에 볼이 빨갛게 변해 있고 조금은 지쳤지만 추운 겨울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된 이웃들을 생각하니 모두 뿌듯한 미소가 얼굴에 남아 있었다.
기현주 팀장은 “쉽게 볼 수 없는 연탄 나르는 모습에 지나가던 동네 주민분들이 아직도 연탄 때는 집이 있냐며 놀라워하시더라고요”라고 말하자 다른 연구원들도 자기도 들었다고 하며 “그래도 좋은 일 한다고 다들 격려해 주시니까 기분이 좋던데요”라며 오늘 너무 뿌듯한 날이라고 말했다.
약 두 시간가량 진행된 연탄 나눔 봉사 활동을 마치고 난 후 ‘사랑의 연탄나눔’ 단체 측에서는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주변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웃들이 많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오늘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연탄 모양의 귀여운 키링을 나누어 주자 곳곳에서 여자 연구원들의
‘귀여워요~’라는 감탄사가 들렸고, 다들 한 손에 연탄 키링을 쥐고, 높게 쌓였던 연탄이 사라진 자리에는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 채운 후 봉사 활동을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