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을 둘러싼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한
글. 홍보팀명화를 소재로 활용하거나, 배경으로 사용한 영화는 무수히 많지만 그림과 관련한 스토리를 영화화한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 호에 소개할 <우먼 인 골드>는 그림의 소유권을 찾기 위해 국가와 싸웠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2015년에 개봉한 <우먼 인 골드>는 헬렌 미렌이 주인공 마리아 헨렌 역을 맡았으며, 남자 주인공 랜드 쇤베르크 역은 라이언 레이놀즈가 열연했다.


구스타프 클림트와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활동한 오스트리아의 상징주의 화가로, 그의 작품은 장식적인 스타일과 금박을 사용한 독특한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들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예술적 황금기를 상징하며, 그가 창조한 독특한 장식적 양식과 심미적 감각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의 대표작들은 단순한 미적 즐거움을 넘어, 인간의 감정과 욕망, 그리고 삶의 복잡성을 탐구한 예술로 평가받는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빈의 예술적 전위주의를 이끌었으며, 그의 작품은 에로틱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은 클림트의 대표작 중 하나로, ‘황금의 여인’이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하다.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의 유대인 사업가 페르디난드 블로흐 바우어(Ferdinand Bloch-Bauer)가 아내 아델레를 기리기 위해 구스타프 클림트에게 의뢰한 초상화이다. 금박과 모자이크 스타일의 배경은 아델레의 초상을 더욱 빛나게 하며, 그녀의 우아함과 신비로움을 강조하고 있다.
클림트의 <키스(The Kiss)>는 사랑과 열정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그의 작품 중 하나이다. 작품 속 연인들은 화려한 황금빛 로브를 입고 서로를 끌어안고 있으며, 배경은 금박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작품은 클림트의 황금기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로맨스와 감각적인 아름다움이 결합된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 <우먼 인 골드>의 배경과 주요 갈등
영화 <우먼 인 골드>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소재로 한 실화 기반의 영화다. 감독 사이몬 커티스는 2007년 영국의
영화는 20세기 초반 오스트리아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마리아 알트만(Maria Altmann)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피해 미국으로 도피한 마리아가 수십 년 후, 구스타프 클림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을 되찾기 위해 벌인 법적 투쟁이 주요 줄거리다. 영화는 1930년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시작한다. 마리아 알트만은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조카로, 그녀의 가족은 오스트리아에서 부유한 유대인 가정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마리아의 이모인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화를 그렸고, 이 작품은 가족의 상징적인 유산이 된다. 그러나 1938년 나치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합병하면서 가족의 재산과 예술품들은 모두 약탈당하고, 마리아와 가족들은 미국으로 피신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80대가 된 마리아 알트만은 오스트리아 정부가 자신의 가문 유산이었던 그림을 여전히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그림은 오스트리아에서 <황금의 여인>으로 불리며, 국가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마리아는 이 그림이 자신의 가족 소유였음을 주장하며 반환을 요청하기로 결심한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젊은 변호사 랜디 쇤베르크를 만나게 된다. 랜디는 오스트리아 이민자 후손으로, 법적 경험은 부족하지만, 마리아의 이야기에 깊은 감명을 받고 그녀의 법적 투쟁을 돕기 위해 나섰다.

마리아와 랜디는 마침내 오스트리아 정부를 상대로 그림 반환 소송을 제기한다. 8년 동안의 긴 법정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그림이 국가의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환을 거부한다. 마리아와 랜디는 오스트리아 내에서 소송을 진행했지만, 현지 법원은 그들의 요구를 기각하고 만다. 이에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사건을 미국 법정으로 가져간다.
영화에는 법정에서 벌어지는 논쟁과 함께 마리아의 과거 회상 장면들이 번갈아 등장한다. 마리아가 나치의 위협 속에서 가족들과 함께 비엔나를 떠나야 했던 순간들, 나치가 가족의 집을 약탈하는 모습, 그리고 그녀가 클림트의 그림과 작별을 고해야 했던 기억들이 묘사된다. 이 장면들은 마리아가 왜 이 그림을 되찾기 위해 그렇게 열정적일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하게 한다. 법적 싸움은 결국 미국 대법원까지 올라간다. 랜디는 미국 헌법 제11조(주권면제)를 들어 오스트리아 정부를 상대로 미국 법정에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미국 대법원은 마리아의 손을 들어주었고, 이 판결은 오스트리아에서 다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오스트리아 법원은 마침내 마리아와 랜디의 주장을 받아들여, 그림을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은 마리아에게 돌아가며, 이는 예술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우먼 인 골드>는 예술 작품이 단순한 미적 대상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역사적, 정치적 의미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은 오스트리아의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지만, 이 작품의 진정한 소유자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은 매우 복잡한 문제였다. 이 영화는 예술이 가지는 상징적 힘과 더불어, 정의를 향한 투쟁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보여준다. 결국, 마리아 알트만은 미국 대법원의 판결을 통해 그림을 되찾지만, 이 과정에서 예술과 역사는 어떻게 엮이고 왜곡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