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Insight

시험인증시장 동향

글. 김주삼 한국제품안전관리원 기획조정실장

2022년 말 기준 한국인정기구에서 집계한 국내인정현황은 법정 강제인증 17개 부처 98개, 법정 임의인증 24개 부처 149개가 운영되고 있다. 국내 시험인증시장은 약 14조 7,000억 원 규모이고, 제3자 전문기관이 수행하는 서비스 시장은 약 7조 5,000억 원으로 연평균 10.2%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글로벌 시험인증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 검사기관인 SGS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시험인증 시장 규모는 약 312조 원이고 전체 시장은 연평균 5.9%, 서비스 시장은 9%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디지털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모빌리티·에너지·디지털플랫폼 등 관련 분야 시험인증 시장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탄소중립과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 인증 수요가 급증했지만, 국내 7대 시험인증기관 총 매출(8,430억 원)을 다 합쳐도 세계 1위 업체의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해외의 주요 시험인증기관은 공고한 국제인지도를 토대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전개,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세계 1위 시험인증기관 SGS 그룹은 물론 프랑스 베리타스, 룩셈부르크 유로핀즈(Eurofins), 독일 DEKRA SE 등 세계 상위 10개 시험인증기관의 매출 총액은 39조 5,000억 원으로 세계 서비스 시장(102조 4,000억 원)의 39%를 과점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시험인증기관들은 인수합병사례가 최근 들어 국내 시험소를 대상으로 인수합병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23년 영국의 Element와 ’24년 프랑스의 BV의 국내 시험소 인수 등 글로벌 시험기관의 국내 진출로 인해 시험인증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시험인증은 정부 주도의 규제 완화 정책에 맞춰 시장을 개방하는 추세이나, 국내 인증 산업에서 공공성을 띤 시험인증기관의 비영리법인으로 아직 글로벌 기관과의 규모나 자본력이 부족해 사업다각화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발전방안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연도별 법정 강제 및 임의인증 현황-국가기술표준원 통계자료>

<연도별 법정 강제 및 임의인증 현황-국가기술표준원 통계자료>

<연도별 법정 강제 및 임의인증 현황-국가기술표준원 통계자료>

이러한 시장개방 및 규제 완화에 따른 과당경쟁으로 부실한 시험·인증 성적서가 발급될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제도보완 등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현행 「국가표준기본법」은 표준, 계량, 적합성평가 등에 대한 원칙을 선언한 법으로, WTO/TBT 협정에 근거한 적합성평가체제 구축, 시험·검사기관 인정제도 도입 등 적합성평가에 대한 일반 조항만 마련되어 있을 뿐, 적합성평가 업무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과 관련한 규정은 부재한 실정이다.

제품, 서비스, 공정에 대한 국가표준, 국제표준 등의 충족 여부를 평가하는 교정, 인증, 시험, 검사 등의 적합성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 제대로 적합성평가*를 하지 않고 성적서를 발급한 사례가 있어, 적합성평가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적합성평가 업무가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성적서 위변조 금지 의무, 인정기구의 설치 및 공인기관 등과 적합성평가 업무역량 강화 지원 등에 관한 근거를 마련하고자 2020.4.7 「적합성평가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법은 적합성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 적합성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성적서를 발급하는 등의 문제로 평가체계에 대한 신뢰도 저하를 막고, 국내 시험인증 시장의 내실화를 다지기 위함이 주요 목적이다.

시험인증 산업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시험인증기관은 부실한 성적서가 발급·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관 차원의 자체 리스크 평가 및 관리 등을 실시하여 시험, 검사 및 제품인증의 공평성 및 신뢰성 유지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 국민의 안전과 편익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 적합성평가는 제품, 서비스, 공정이 국가표준, 국제표준 등을 충족하는지를 평가하는 교정, 인증, 시험, 검사 등을 의미